2편: [기초] 최초의 버블과 교훈 – 영국 남해회사와 미시시피 거품 사건

지난 1편에서 우리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어떻게 위험을 분산하고 주식이라는 혁신적인 제도를 만들었는지 알아봤습니다. 주식의 탄생은 인류에게 거대한 자본을 모아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입니다. 제도가 만들어진 지 채 100년도 지나지 않아, 인류는 이 주식이라는 시스템을 가지고 사상 초유의 거대한 '광기'를 연출하게 됩니다. 바로 세계 역사상 가장 유명한 금융 사기이자 거품 사건인 영국의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버블'과 프랑스의 '미시시피 거품 사건'입니다.

많은 사람이 주식 시장의 폭락이나 버블을 '현대 자본주의와 컴퓨터 매매가 만든 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천재 과학자 아이작 뉴턴마저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며 전 재산을 날리게 만든 버블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종이 문서와 소문만으로 움직이던 시절에 이미 완벽한 형태로 존재했습니다.

프랑스를 뒤흔든 전설의 승부사, 존 로와 미시시피 버블

1719년 프랑스는 오랜 전쟁으로 국가 재정이 파산 직전에 몰려 있었습니다. 이때 '존 로(John Law)'라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도박사이자 경제학자가 나타나 기막힌 제안을 합니다. 프랑스 정부의 빚을 탕감해 주는 대신, 당시 프랑스령이었던 미국의 미시시피강 유역(루이지애나)의 무역 독점권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미시시피 회사'가 설립되었습니다.

존 로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미시시피에는 발에 치이는 게 금과 은이다", "그곳과 무역을 하면 엄청난 부자가 된다"며 온갖 장밋빛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정부의 빚(국채)을 가진 사람들은 국채를 미시시피 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었는데, 소문이 퍼지자 너도나도 주식을 사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실제로는 황무지에 가까웠던 미시시피의 실상과 상관없이, 주가는 1년 만에 500리브르에서 10,000리브르로 20배 폭등했습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주식을 사기 위해 집을 팔았고, 파리의 거리는 주식 거래를 하려는 인파로 마비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억만장자(Millionaire)'라는 단어가 처음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으로 옮겨붙은 광기, 남해회사 버블

프랑스에서 사람들이 주식으로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해협을 건너 영국에 전해지자, 영국인들도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왜 프랑스 놈들만 부자가 되지? 우리도 그런 회사가 필요하다!" 바로 이 심리를 파고든 것이 1720년 영국의 '남해회사'였습니다.

남해회사는 남미 지역과의 무역 독점권을 대가로 영국의 막대한 국가 채무를 떠안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남미의 무역권은 스페인이 꽉 잡고 있어서 남해회사가 끼어들 틈이 없었습니다. 즉, 실질적인 수익 구조가 전혀 없는 유령 같은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해회사의 경영진은 화려한 파티를 열고, 국회의원과 귀족들에게 뇌물로 주식을 나누어 주며 "남미에서 엄청난 보물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는 거짓 정보를 흘렸습니다.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100파운드였던 주가는 불과 몇 달 만에 1,000파운드까지 치솟았습니다.

당시 영국의 내로라하는 지성인이었던 아이작 뉴턴 역시 이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처음에는 중간에 적당히 이익을 보고 팔았지만,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이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돈을 버는 모습을 보고 질투심과 소외감(오늘날의 FOMO)을 이기지 못해 고점에서 다시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결국 현재 가치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돈을 잃고 말았습니다.

거품의 붕괴와 그들이 남긴 상처

모든 버블의 끝은 같습니다. 누군가 "그런데 진짜로 남미에서 금을 실은 배가 오기는 하는 거야?"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똑똑한 고위층들이 몰래 주식을 현금화하기 시작하자 시장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매수 주문은 사라지고 오직 매도 주문만 남은 시장에서 남해회사의 주가는 몇 주 만에 80% 이상 폭락했습니다. 미시시피 회사 역시 실제 금광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주가가 종잇조각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중산층과 귀족이 파산했고, 사회는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영국의 국회의원들은 자살하거나 도망쳤고, 프랑스의 존 로는 한밤중에 야반도주를 해야 했습니다.

우리가 역사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점

300년 전의 이 허망한 소동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두 가지 강렬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첫째, '실체가 없는 수익 모델은 반드시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미시시피 회사와 남해회사의 공통점은 '독점권'이라는 화려한 포장지만 있었을 뿐,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비즈니스 모델이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테마주나 실체 없는 신기술을 내세워 급등하는 주식들을 볼 때, 우리는 가장 먼저 "이 회사가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둘째, '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는 천재의 눈도 가린다'는 사실입니다. 인류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인 뉴턴이 돈을 잃은 것은 수학적 계산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남들이 돈을 벌 때 나만 뒤처진다는 공포와 탐욕이 이성을 마비시켰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가 아니라, 나의 원칙이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무너질 때입니다.

3줄 핵심 요약

  • 1720년 전후 발생한 미시시피 버블과 남해회사 버블은 실체 없는 장밋빛 전망과 소문이 만들어낸 인류 최초의 대규모 금융 거품이었습니다.

  • 화려한 마케팅과 군중 심리(FOMO)로 인해 주가가 수십 배 폭등했으나, 실제 수익이 없다는 본질이 드러나자 순식간에 폭락했습니다.

  • 아이작 뉴턴의 사례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탐욕과 군중 심리에 휩쓸리면 시장에서 처참하게 실패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음 편 예고: 거품의 충격으로 유럽의 금융 시장이 한동안 얼어붙은 사이, 대서양 건너 신대륙에서 새로운 기회의 땅이 열립니다. 3편에서는 오늘날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된 뉴욕 월스트리트의 기원과, 나무 아래서 맺은 '버튼우드 협정'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루겠습니다.

주변에서 "어떤 주식으로 대박이 났다"는 소리를 들을 때, 조급한 마음이 들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여러분은 그런 순간에 어떻게 감정을 다스리시는지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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